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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확히 3주 후면 세 딸의 아빠가 된다.

총각 시절부터 세 아이의 아빠가 되는 것을 꿈 꿔왔지만 그 세 아이 모두가 딸일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모두들 부러워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남들이 밟지 못한 땅을 밟은 셈이다.

나도 하나님과 부모님, 그리고 아내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 


20대 중반에 품절된 결혼 6년차의 딸딸딸 아빠.

세상을 둘러둘러 찾아본다면 분명히 적지 않이 있겠지만, 적어도 내 삶의 반경 안에서는 

내가 유일한 사례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부터 임신/출산/육아 일기를 기록해야겠다는 마음과 계획은 있었는데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여러가지 핑계들이 있다.

무엇보다 초보아빠라 정신이 없었고 

정신을 조금이라도 차리고 이렇게 자판을 두드릴 사이에 아내와 아이에게 조금더 정성을 쏟는 것이 더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임신/출산/육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신이 없다. 그냥 주어진 일을 했을 뿐이니.  


그러다 불현듯, 우리 가족의 삶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이 밀려왔다.

딸들에게, 아내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게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

10년, 20년, 30년 뒤 우리 가족에게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거창한 이야기를 쓸 생각은 전혀 없다.

그냥 아내와 잠자리에 누워 웃음을 흘리며 나누었던 딸들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글로 옮겨볼 참이다.

파워블로거의 강력하고 실용적인 후기가 아닌, 기분 좋게 흘려 읽을 수 있는 글들을 적어보고 싶다.


대부분의 임신/출산/육아 분야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지 않지만, 특히 아래의 두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1. 자연 분만 / 가족 분만

나를 닮아 머리가 큰 첫째딸은 출산예정일을 열흘 가까이 넘긴 상황에서 유도분만제를 맞고도 엄마 몸 속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고

결국 다른 틈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둘째도 비슷한 경로로 유통되었고, 셋째도 3주 후에 그럴 예정이다. 

내 아내는 이제 곧 세 아이의 엄마가 되지만 평생 출산 시 진통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다.

나도 역사적인 자연 분만의 순간을 지켜보지 못했다는 것에  약간의 아쉬움, 그리고 큰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2. 아들 양육

주위에 남아 조카들이 있으므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은 있을지라도 내가 실제로 낳아보고 키워본 적이 없으니

그 고난과 역경의 길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다만 조의를 표할 뿐이다.

지금까지의 관찰로 얻은 결론: 사춘기 이전의 남자 아이들은 세 종류 중 하나에 속하게 되어 있다.

개구장이든지 찌질이든지 둘 다이든지. 딸들의 경우, 두 종류 중 하나이다. 공주 아니면 천사.


최근 찍은,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만삭 사진으로 첫 포스트를 마무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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