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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LTE 선두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후발 주자로 상대적 열세에 놓여 있는 한 이동통신사가 전세 역전을 위한 발판으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식 저작권 계약을 통해 미국의 대표적 SF (Science Fiction) 콘텐츠인 <스타워즈 Star Wars>의 대표 캐릭터들을 자사 LTE 서비스의 광고 모델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가 공개되면서 완성도나 메시지 전달력에 대한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슈를 선점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에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타 문화권에 비해 SF 매니아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우리나라에서 그들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스타워즈>를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신화가 된 <스타워즈>                                                                                                            

<스타워즈>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의 기획 하에 첫 영화가 개봉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미디어 프랜차이즈 (Media Franchise)*. 영화계를 포함한 산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원소스멀티유즈 (One Source Multi Use)를 통해 영화 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킨 시초로 평가 받고 있다. 지금까지 총 6편의 장편 영화, 1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으며 이를 중심으로 다수의 TV 시리즈와 소설, 만화, 게임 등이 소개되었다. 특히 <스타워즈>의 캐릭터 상품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스타워즈>의 인기가 새로운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에서 스토리와 캐릭터가 지속적으로 활용되면서 <스타워즈>는 미국 대중문화의 큰 줄기 중 하나이자 대중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화적인 SF 콘텐츠로 자리매김하였다. <스타워즈>가 사랑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두말할 것 없이 캐릭터를 포함한 콘텐츠의 깊은 매력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한낱 SF 영화 시리즈로만 막을 내릴 수도 있었던 <스타워즈>를 지금까지 이끌고 성장시킨 힘의 비밀은 바로 <스타워즈>의 창조자인 조지 루카스 감독의 숲을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과 나무를 관찰하는 세밀한 시선의 완벽한 조화에 있다.



큰 그림 그리기: 창의성 VS 일관성                                                                                               

조지 루카스 감독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작품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A New Hope>**을 제작하기 훨씬 이전부터 자신의 스토리와 아이디어를 투영한 새로운 세계관을 머리 속에 완성해 놓았다. 과학적인(Science) 요소와 소설적인(Fiction)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SF 장르의 융합적인 성격,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미디어로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첫 작품의 배급사였던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와의 계약 당시 그가 <스타워즈> 관련 프랜차이즈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요구한 것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화 산업의 프랜차이즈 전략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던 당시 상황으로는 이 같은 조건이 상당히 생소한 것이었지만 조지 루카스 감독의 혜안을 통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 같은 미디어 프랜차이즈들이 기획, 제작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1978, 두 초기 작품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소설 <마음 속 눈의 가시 Splinter of the Mind's Eye>가 출판되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는 소설, TV 시리즈, 게임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엄청난 속도로 확장되었으며, 그 추세는 지금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확장된 세계관 (Expanded Universe, EU)라 불리는 이들 작품들은 영화 시리즈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소개하거나 영화 시리즈보다 앞선 이야기, 혹은 한참 후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지만 하나의 역사처럼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는데 이것은 확장된 세계관이 무질서하게 팽창하고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지 루카스 감독이 루카스 라이센싱 (Lucas Licensing)을 통해 직접 그 내용과 출판을 관리 감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조지 루카스 감독이 큰 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살펴보면 중요한 교훈 하나를 얻게 되는데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일관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관성만을 강조할 경우 사람들의 개성을 억제하고 창의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창의성만을 강조할 경우 자칫 큰 그림이 무질서해지고 혼란이 가중된다. 따라서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줌과 동시에 그 판을 벗어나면서 중심을 잃지 않도록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디테일의 힘: 완성도 = 매력도                                                                                                    

조지 루카스 감독이 큰 그림에만 신경 쓰느라 디테일에 소홀했다면 지금의 <스타워즈>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이상으로 세밀한 부분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를 완성하게 된다. 그의 섬세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은 SF 영화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인 특수 효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ILM (Industrial Light & Magic)을 직접 설립한 것이다. <스타워즈>의 첫 작품의 기획에 맞춰 설립된 ILM을 통해 지금까지 회자되는 여러 명장면들이 제작되었으며 거의 모든 시리즈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수효과상 (Special Achievement Award, Visual Effects) 을 수상하거나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이후 ILM은 디지털 촬영 및 편집 기술을 개발, 보급하여 영화계가 기술적으로 진보하는 데에 앞장섰으며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특수효과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가장 대표적인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평가 받고 있는 픽사(Pixar)의 경우도 ILM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디테일에 대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집념이 <스타워즈>의 성공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 자체를 진일보 시킨 것이다.


이와 함께 조지 루카스 감독은
"영화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 (In essence, films never get finished.)" 는 철학을 명확하게 밝히며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하게 표현하기 위해 영화 재개봉이나 DVD 특별판 제작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영화를 계속 수정하였다. 수정 작업은 영화 장면 자체의 추가, 교체는 물론이고 음향과 화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완벽함을 지향하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일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장인 정신은 콘텐츠의 완성도를 극대화 시켰으며 이는 <스타워즈>의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데에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

 

큰 그림과 디테일 사이의 균형 감각이 성공의 핵심                                                                            

조지 루카스 감독이 이끌어 낸 <스타워즈>의 성공이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큰 그림과 디테일을 동시에 바라보고 조화롭게 생각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여러 대기업들이 그러하듯 큰 그림에만 초점을 맞춰 외형의 성장에 집착하다 보면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작은 부분의 사소한 문제로 인해 겉잡을 수 없는 위험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핑계로 디테일에만 신경을 쓰는 기업들은 성장과 확대의 기회를 눈 앞에서 놓쳐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스타워즈>에서 선을 대변하는 제다이(Jedi)들은 세계의 조화로운 질서를 옹호하는 기사 집단으로 우주 전체에 흐르고 있는 힘을 일컫는 포스(Force)’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이 포스를 얼마나 균형 있게 다루느냐가 이들이 얼마나 훌륭한 제다이인지를 결정 짓는 기준이 된다. 반대로 포스의 균형이 무너져 그것이 한 쪽으로 집중되는 순간 제다이들은 악의 세력 (Dark side)에 넘어가게 된다. 실은 우리 기업들도 제다이들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큰 그림을 바라봄과 동시에 디테일에 집중할 수 있는 균형 감각을 지닌 기업만이 결국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고 위대한 기업으로 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균형 감각을 갖게 되기를 소망하며 마지막으로 <스타워즈>의 수많은 명대사 중 하나로 칼럼을 마치고자 한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 류성한
 

* 미디어 프랜차이즈: 스토리, 캐릭터 등을 포함한 하나의 중심 콘텐츠가 소설, 영화, 방송, 게임, 머천다이징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상업적으로 확대, 재생산된 형태를 일컬음.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원소스멀티유즈가 있음

** <스타워즈> 영화 6부작은 1977년부터 1983년까지 3년 단위로 개봉한 오리지널 시리즈 (에피소드 4,5,6) 1999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단위로 개봉한 프리퀼(Prequels) 시리즈(에피소드 1,2,3)로 구성되어 있음, 스토리 상으로 후반 에피소드인 4,5,6편이 먼저 제작된 특수한 형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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