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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음식, 깊은 감동, 잔잔한 여운: <심야식당>                                                                                    


12시에 문을 열어 아침 7시 즈음에 문을 닫는 식당. 정해진 메뉴라고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하나 뿐이고 나머지는 손님들이 알아서 주문하면 만들 수 있는 한 만들어 주는 것을 영업 방침으로 삼고 있는 식당. 이렇게 언뜻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식당의 이름이자, 이 식당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는 만화의 제목이 바로 <심야식당>이다.

2006
년 일본의 한 만화잡지에서 연재되기 시작한 이 만화는 연재 초기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2008년 정식 10부작 드라마로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나라에도 그와 같은 해에 소개되었고 소개된 이후로 만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며 지속적으로 그 매니아층을 늘려나가고 있는 단골 추천 작품이 되었다. (현재 일본에서 계속 연재 중이며, 한국에는 단행본으로 8권까지 소개되었음)

사람들이 이 만화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요리나 식당을 소재로 하는 기존의 콘텐츠와의 차별성에 있다. 기존의 요리 관련 콘텐츠들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최고급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요리사 주인공이 만드는 맛있고 아름다운 요리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심야식당>은 빨간 비엔나 소시지, 포테이토 샐러드, 돈까스 카레와 같이 우리가 평소에 쉽게 즐겨 먹는 소소한 음식들과 함께 우리 곁에 있음직한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버무려 선사했다고 할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잔잔하고 여운이 깊은 감동을 맛보게 된 셈이다.

 



기억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                                                                                

이 심상치 않은 <심야식당>의 주인이자 본 만화의 중심 캐릭터라 할 수 있는 마스터가 그 자신의 식당을 운영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업이 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그 고객을 기억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 아닐까? 다양한 부류의 인간 군상들이 자신의 식당을 찾을 때마다 마스터는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각자의 추억과 이야기가 담긴 요리를 그들에게 선사한다. 그들은 그 요리와 함께 마스터의 묵묵한 위로를 받으며 상처의 회복을 경험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낼 힘을 얻게 된다.

미국 카지노 업계를 정복한 Harrah’s Entertainment의 사례는 한 기업이 고객을 기억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카지노 업계 최초의 멤버십 프로그램인 Total Rewards Program을 런칭한 Harrah’s Entertainment는 고객들과의 모든 인터랙션을 데이터 베이스에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고객의 성향과 취향에 맞는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어서 이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해 Harrah’s Entertainment는 고객들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 찾는 업계 최고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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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부드럽게 터치하는 감동                                                                                                           

 <심야식당>을 보며 떠올린 또 다른 경영의 기본은 고객들이 마음 속 깊이 원하는 것이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화려한 디자인 자체가 아니라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마음을 부드럽게 터치하는 감동이라는 것이다. <심야식당>작가인 아베 야로는 불혹의 나이에 만화가로 데뷔했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에서는 흔히 젊은 작가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화려함 대신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마스터가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요리 하나하나의 면모들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장식으로 추가하기보다는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지은 요리를 손님들에게 내놓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심야식당>에서는 모든 기업들이 바라고 있는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부탁은 커녕 식당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스터의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손님을 계속해서 데리고 오는 단골 손님들이 있고, 옆 자리에 앉은 다른 손님의 음식을 다시 주문하는 크로스 셀링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마스터가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다만, 그는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다. 이 시대 우리 기업들이 회복해야 할 자세가 바로 이 기본아닐까? 끝.


- 류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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