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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응용 분야가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직업을 빼앗아 것이고 극단적으로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1] 그러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 작동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사람이라는 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그런 디스토피아가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 기술은 석기 시대 이후로 인류가 역사를 통해 활용해 '도구' 연장선상에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번째 대국이 열리기 개막 연설에서 구글의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회장이 선언한대로 결과와 상관 없이 승자는 인간 셈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우리 사회의 진보에 보탬이 있도록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결국 인류의 손에 달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메시니(Pat Metheny) 걷고 있는 길에 실마리가 있다.

 

그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인 이유

어떤 수식어가 메시니를 완벽하게 설명할 있을까?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라는 표현도 부족할 따름이다. 뮤지션으로서 최대 영예 하나인 그래미상(Grammy Award) 20 수상한 불세출의 기타리스트는 타고난 연주 실력 자체도 완벽에 가깝지만, 그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지점은 바로 그만의 독창성이다.  재즈를 중심으로 팝과 월드뮤직 등을 넘나드는 그의 음악은 매번 등장할 때마다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클래식 음악보다 대중성이 떨어지는 재즈 장르에서 메시니 만큼의 관심과 기대를 받는 이는 없을 것이다. 1954 미국 캔사스에서 태어난 그는13세에 기타 연주를 시작해 이내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하며 1972 마이애미 대학에 합격, 그리고 입학 얼마되지 않아 강사 자리(teaching position) 제안 받기에 이른다. 1973 버클리 음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비브라폰 연주자 게리 버튼을 만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삶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The main reason to be a musician is to be creative.”


어느 인터뷰에서 그가 스스로 밝힌대로 메시니와 다른 뮤지션들을 구분 짓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다. 소수의 작업에만 집중해야 독창적인 결과물이 나온다는 일반적 통념과는 다르게 이전에 없던 놀라운 작품들은 끊임없고 다양한 시도의 결과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2] 지금까지 50개에 이르는 음반을 발매하고 일년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공연에 쏟아붓는 그의 왕성한 활동이 이를 증명한다. 다양한 시도는 필연적으로 협력을 수반한다. 다른 뮤지션들과의 음악적 교류에서도 그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다.[3] 그러나 그의 창작활동에 있어 가장 협력자는 다름 아닌 새로운 기술이다. 신시사이저 소리를 내는 기타나 3개의 목과 42개의 줄로 만들어진 ‘피카소 기타(Pikasso guitar)’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가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인지 실감하게 된다. 그의 도전이 정점을 찍은 것은 2010 런칭한 <오케스트리온 프로젝트(The Orchestrion Project)>.[4] ‘그는 로봇이 기타, 베이스, 드럼, 오르간, 비브라폰, 퍼커션을 연주하는 가운데서 그들과 호흡을 맞추며 기타를 연주하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도구이자 협력자로서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것이다.   



 

레고, 도전과 협력으로 새로운 창조 스토리를 쓰다

새로운 창조에 대한 이야기라면 레고(LEGO) 빠질 없다. 덴마크 빌룬트(Billund) 출신의 목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 1932 가정용 생필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다. 여러 제품군 하나였던 나무 장난감에 대한 반응이 좋자 2 그는 회사 이름을 레고로 바꾸고 본격적인 장난감 생산에 들어간다. 1942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레고는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나무 장난감의 비중을 줄이고 플라스틱 소재의 장난감 생산을 시작한다. 현재와 같은 모양의 플라스틱 브릭은 1958 처음 소개되었는데 서로 연결 가능한 브릭을 독창적으로 조립할 있다는 특징이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에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한다.  그러나, 1988 레고 블록에 대한 특허권이 만료되고 레고와 호환되는 저가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비디오 게임과 MP3 플레이어 여러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레고는 위상을 점차 잃기 시작했다. 레고는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컴퓨터 게임, 아동복, 레고월드(놀이공원) 마구잡이로 신사업을 확장했으나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2004 레고는 2,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레고가 뽑은 카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다각화 전략을 과감히 접고 경쟁력 있는 전통적인 브릭 사업에 집중한 것이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대신 전문성 있는 주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레고를 사랑해 레고 팬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록하게 하고 인기있는 작품은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개발 절차를 외부로 개방했다. <레고 아키텍처>, <레고 마인드스톰> 등이 바로 결과물이다. <스타워즈> 한정되었던  할리우드와의 협력을  <심슨 가족>(폭스TV), <해리 포터>(워너브러더스) 등으로 확대하고 이들과 레고 영화를 공동 제작했다. 레고와의 브랜드 협력(Co-branding)으로 제작된 광고 프로젝트들은 독창적 유머 코드 덕분에 두터운 매니아층이 존재할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하다. 이러한 도전과 협력을 통해 레고는 완벽한 재기에 성공했고 2015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최근 가장 신선한 충격을 레고의 협력과 도전은 3D프린터를 활용해 가정에서 레고를 자체 제작할 있는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이다.[5]  70여년 화재에 이어 가장 위기로 인식되던 3D 프린터의 등장에 경쟁이 아닌 협력을 선택한 . 레고는 3D프린터를 위협 요인이 아니라 스스로를 발전시킬 있는 기회이자 협력의 도구로 판단하고 이를 통해 세계 모두가 참여하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새로운 차원의 창조가 시작된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위한 협력의 도구로 활용해야

레고가 다른 주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때의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자신들 스스로 가장 할수 있는 (, 레고 블록을 만드는 ) 집중하고 외의 일은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이들에게 전담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도전과 창조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레고의 핵심 DNA . 이와 마찬가지로 메시니는 자신의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도전과 창조는 그가 지닌 고유의 역량이자 뮤지션으로서의 자존감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력의 기술이 메시니와 레고가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지속할 있는 원동력이자 그들의 다음이 기대되는 이유가 아닐까?


우리는 인공지능 기술이 절대로 대체할 없는 인류의 영역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새로움을 향한 갈망과 도전이다. 창조에 대한 열망이다. 우리는 항상 탐구하고 모험하기 위해 존재한다.  인공지능 기술과 앞으로 새롭게 등장할 기술들을 두려움과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위한 협력의 도구로 바라볼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다. 인류의 도전과 창조의 능력을 확장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우리가 나아가야 방향인 까닭이다.    

 

"The main reason to be a human being is to be cre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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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Simonton, D. K. (1977). Creative Productivity, Age, and Stress: A Biographical Time-Series Analysis of 10 Classical Composer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5(11), 791-804.



[1] <유엔 미래보고서 2045> 30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직업군으로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감사, 재무 설계사, 금융 컨설턴트 등을 꼽았다.

[2] Simonton(1977) 연구에 따르면, 베토벤, 모차르트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 명작들로 손꼽히는 것들은 그들의 작품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의 결과물들로 나타났으며 이는 (quality) (quantity)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3]자신의 연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Jim Hall) 함께한 <Jim Hall & Pat Methney>(1999),  데이빗 보위(David Bowie) 함께한 영화 <The Falcon & The Snow Man>(1985) 사운드 트랙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4]오케스트리온’은 기계의 움직임으로만 연주되는 악기를 일컫는데 전류로 발생하는 자기장을 물리적 움직으로 변환하는 ‘솔레노이드’ 장치를 활용했다.

[5] 레고의 디자이너 스테파니 뮐러(Stefanie Mueller) 제작한  ‘파브리카토(faBrickato)’ 3D프린터를 활용한 레고 제작 프로그램으로 이것이 강조하는 것은 가정 레고(homegrown LEGO). 3D프린터로 레고를 제작할 경우 14시간의 생산과정을 불과 1시간으로 단축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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