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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크라우드펀딩 연구를 시작한 2013년 초에는 '크라우드펀딩'이란 단어를 '들어본' 분들이 열 중 하나 수준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크라우드'를 'Cloud'로 알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웃픈 사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요. 많은 분들이 '크라우드펀딩' 개념에 익숙한 것은 물론, 실제로 여러 형태의 서비스에 참여해보신 분들도 상당수입니다. 2015년은 크라우드펀딩의 본격적 '대중화' 그리고 '산업화'가 시작된 해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2015년 한해 동안 국내외 크라우드펀딩 분야를 흔들었던 이슈들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의 성장
크라우드펀딩을 투자(후원) 대가의 형태에 따라 크게 보상형, 대출형, 지분형, 기부형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지요? 그 중에서도 국내외 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P2P Lending'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대출형 모델입니다.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조사업체인 Massolution의 조사에 따르면 대출형 모델 시장은 2015년 $25.1B의 시장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었고 이는 전체 크라우드펀딩 시장규모 $34.4B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이자 2014년 시장규모 $11B 대비 약 2.5배의 성장을 기록한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출형 모델 사업자인 렌딩클럽(Lending Club)의 경우, 2014년 12월 뉴욕 증시에 상장되었고 상작 직후의 기업가치는 약 9조원이었죠. (지금은 약간 떨어졌습니다만...) 2007년 설립된 이래로 현재(15.9.30 기준)까지의 누적 대출금액이 $13.4B에 달하고 대출자 규모도 35만명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국내에서도 대출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그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등이 대표적인 사업자들인데요, 이들 모두가 각자의 색깔을 갖고서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인 비석세스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국내 주요 P2P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들(8퍼센트, 렌딧, 빌리, 펀다, 어니스트펀드)의 총 누적 대출금액은 약 195억900만원 수준입니다. 아직 렌딩클럽과 같은 기업 대비 성과가 미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작년이 첫 출발이었다는 점, 아직까지 부실채권이 발생하지 않았고 투자자와 피투자자 그룹들 모두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 등은 아주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2.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법안의 통과 및 발효

이미 유럽의 몇몇 나라들을 포함하여 지분형 크라우드펀딩 관련 법안이 시행 중인 곳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처럼 법안 통과 자체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곳도 있고 미국과 같이 법안은 진즉에 통과됐지만 세부실행안이 완성되지 않아 사업자들이 손가락만 빨고 있는 곳도 있었지요. 미국은 SEC에서 "드디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본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스타트업과 투자자(Accredited 및 non-accredited)의 기준과 실행안을 담은 Title III (“Regulation CF” or “retail crowdfunding”)과 Title IV (“Regulation A+”)을 최종적으로 발표하면서 2012년 국회를 통과한 JOBS ACT의 기나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가치가 증명된(Accredited) 투자자들에 한해 참여가 가능했지요.) 관계자들은 투자금액 한도나 기업들의 준비사항 등 관련 규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JOBS Act 관련 자세한 내용은 다른 포스트에서 더욱 더 상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도 작년 7월 자본시장법이 개정(온라인 소액중개업을 통해 공모방식 투자유치 가능)됨에 따라 올해 1월 25일부터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공식적으로 시작됩니다. 1) 비상장 중소기업이면서 2) 창업 후 7년 이내(벤처기업, 이노비즈 기업은 7년 이상도 가능)이거나 프로젝트성 사업(기존사업과 독립회계)을 수행하는 기업이라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연간 한도 7억원 이내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요건에 따라 (일반투자자 기준) 기업당 최대 200만원,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합니다. 소득 적격 투자자의 경우 그 한도가 더 크고요(기업당 1,000만원, 연간 최대 2,000만원), 투자금융투자협회에서 인증 받은 전문투자자의 경우 한도 금액 없이 투자가 가능합니다. 당장 이번달 말이면 본격적으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이 런칭되는데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개인적으로도 크게 기대가 됩니다.     


3.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먹튀 논란'

크라우드펀딩 초기부터 있어왔던 '먹튀 논란'이 2015년에는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특별히, 대표적인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의 경우, 유럽 지역에서 최고 펀딩 금액을 기록했던 '소형 드론 제작' 프로젝트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후원자들에게 파산을 선언하자 탐사 기자를 고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고요, 역대 두번째로 높은 펀딩 금액을 기록했던 프로젝트 "Coolest Cooler"도 제작 공정의 문제로 제작비 수급에 차질이 생겨 후원자들에게 제공해야할 제품을 아마존에 먼저 판매하기 시작해서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응하기 위해서일까요, 킥스타터는 외부 연구진을 통해 진행한 '성공 프로젝트의 의무수행(Fulfillment)'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해당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성공 프로젝트 10건 중 1건 정도가 약속한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에 실패한다고 하니, 일반적인 커머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되네요. 이러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방지하고, 또 이미 발생한 건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이렇게 뜨거웠던 2015년의 크라우드펀딩은 올해 더 뜨거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2016년에는 어떤 이슈들이 크라우드펀딩 업계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저도 조만간 제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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