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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경영대학 웹진에 연재 중인 글입니다. 본문은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 <터미네이너(Terminator)>, <닥터후(Dr. Who)>. 이 세가지 SF 콘텐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간여행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백투더퓨처>의 드로리안(DeLorean), <닥터후>의 타디스(Tardis)는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타임머신으로도 유명하지요. 그리고 세기말적푸른 조명과 함께 등장하는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 )매끈한옆모습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시간여행 또는 타임머신은 예술가와 과학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영감을 준 아이디어입니다. 시간여행은 고대 시대부터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해왔지만 그것을과학적으로 가능케 하는 타임머신에 대한 개념이 대중의 머리 속에 자리잡게 된 것은 ‘SF의 아버지’ H.G. 웰스(Herbert. G. Wells) 1895 <타임머신>을 통해서지요. 타임머신 개념의 원조라는 무게감에 비해 아쉽게도 내용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러 번 영화의 원작으로 차용되는데요,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원작자의 손자인 사이먼 웰스(Simon Wells) 감독이 연출한 2002년 작품입니다.

 

서두에 언급한 작품들 외에도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는 SF콘텐츠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시간을 뛰어넘는다는 컨셉은 이의 과학적 실현가능성과는 무관하게 계속해서 사랑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창작자들과 대중들이 이처럼 시간여행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일 것입니다.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들도 궁극적으로는 현재를 제어하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의도일 테니깐요. 1932년 웰스가 BBC를 통해 미래예측 학과의 신설과 교원 양성을 주장했다는 에피소드가 그리 놀랍지 않은 이유입니다.

 

기업들에게도 미래 예측은 본성과도 같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본성이지요. 덴마크 아루스 대학(Aarhus University)미래학자 로벡(Rene Rohrbeck) 교수에 따르면 기업들은 새로운 혁신을 시작하거나, 혁신의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을 방해하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데에 미래예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마이바흐의 모회사인 다임러 AG의 경우 40년 가까이 미래예측연구소인 STRG(Society and Technology Research Group)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40명이 넘는 다학제적 연구원들로 구성된 이 곳은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합니다. IBM, 인텔, MS 등 대표적인 IT 기업들도 미래예측을 위해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요.

 

물론 미래예측을 한다고 해서 정확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혹 비슷한 수준의 예측을 했다하더라도 기업이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창사 이후 꾸준히 미래예측과 대응에 뛰어난 성과를 보인 노키아가 한순간에 무너진 사례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올해 초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들의 2014년도 경제예측 성적표와 25년 전 영화 <백투더퓨처2(1989)> (영화 속 배경이 되는) 2015년도 예측 성적표를 비교한 기사였는데요 그 결과가 의미심장합니다. 세계적 석학들이 연초에 전망한 2014년 경제 흐름은 대부분 빗나간 것으로 드러난 반면 <백투더퓨쳐2>가 그린 2015년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그리고 영화적 상상력이 과학자들에 크나큰 영감을 준 것 외에는 이 차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결과가 기업들에게, 또 우리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했지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미래 예측이 기업경영, 그리고 우리 삶에 중요한 준비 과정이지만 예측만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영화 <타임머신(2002)>에서 미래 시대를 지배하는 악당 두목(제레미 아이언스 )의 명대사로 본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그 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우리에겐 모두 타임머신이 있어. 과거로 인도하는 건 우리의 기억이야. 미래로 인도하는 건 바로 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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