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겐차>, 아는 만큼 사는 삶, 사는 만큼 아는 삶

아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아는 삶
아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아는 삶. 이 책의 주인공들을 표현하기에 이만큼 적절한 표현이 또 있을까? 이는 동시에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완벽한 지식인의 삶.
‘아는 만큼 사는 삶‘은 어렵다. 무지 어렵다. 아는 것도 어려운데 그 아는 만큼 사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실천’이라는 단어는 발음은 가볍게 들릴지 몰라도 그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절대로 쉽게 짊어지고 갈 수 없는 단어. 이 무거운 단어를 그들은 묵묵하게 짊어지고 간다. 아는 것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지만 그들은 다시 묵묵하게 그 무게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는 만큼 아는 삶’은 또 얼마나 어려운가?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도 분명히 유의미하지만 삶을 통해서 얻은 지식은 보배와 같다. 사는 만큼 안다는 것은 ‘생각’을 하며 산다는 것의 반증이다.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잡스러움으로 집어 삼키는가? 그들의 ‘생각’하는 삶은 곧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지식의 샘이 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인텔리겐차
인텔리겐차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고 하면 무식한 티를 너무 내는 것일까? 처음에 이해되기에는 지식인이라는 무색무취의 단어를 떠올렸지만 책을 읽고 난 뒤에 떠오른 것은 숯불이다. 그것도 뜨거운 불을 머금고 있는 아주 쌔빨깐 놈.
이 시대의 인텔리겐차는 이래야 해, 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또 다른 획일화된 생산 라인을 만들어내는 일이므로. 다양성에 대한 열정. 진리를 향하는 신나는 발걸음. 나는 이 두 가지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시대의 인텔리겐차인가? 이런 질문을 꺼내기에는 너무나도 부끄러울 정도로 어림도 없다. 지식인이라는 단어도 나에게는 사치와도 같다. 나는 그냥 학생 나부랭이일 뿐이다. 아직은. 하지만 불은 피어오르고 있다. 내 가슴 속에 타오르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고미숙
가장 쉽게 이해되기도 했거니와 무언가 따뜻해 보이는 일을 하시는 것 같은 고미숙 선생님의 인터뷰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새로운 개념의 연구 공간. 삶을 나누는 것이 공부가 되는 곳. 회의 시간이 따로 없는 곳. 자유로움. 그 중심에 인텔리겐차 정신이 있다.
성찰하는 삶
인텔리겐차의 기본이 되는 것은 성찰하는 삶이 아닐까? 뒤돌아본다는 것은 새로이 앞을 향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가기 위한 모터를 다는 것이다. 고석만 선생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성찰 작업과 새로운 방향 모색은 서로 뗄 수 없이 붙어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성찰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과거의 일은 과거일 뿐이고 덮을 것은 덮자는 것이다. 그러나 뒤돌아봐야할 때, 뒤돌아보지 않는다면 언젠가 덮어두었던 과거의 상처와 잘못들이 덧나서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된다. 인텔리겐차들에게는 이러한 순간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실험하는 삶
아직 어린 나이의 학생임에도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 두려워하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며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나이가 들면 더 안주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실험하는 삶이 두려운 것은 실패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하는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글로써 여러 활동들로써 끊임없이 실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시도들이 당장 무언가 그럴듯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작은 실험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변화를 이끌어 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대를 바라보는 눈
인텔리겐차는 사회를 읽고 그 시대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가치를 앞서서 제공하는 사람들이므로 다른 사람보다 민감하게 시대의 특징을 읽어야 한다. 시대를 바라보는 눈이 필요한 것이다.
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신문과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아는 만큼 사는 삶, 사는 만큼 아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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